2015년 투자 포트폴리오 재현: 미국 ETF·TSLA 전략 리밸런싱 백테스트(2015–2025)

2015년 투자 포트폴리오 재현: 미국 ETF·TSLA 전략 리밸런싱 백테스트(2015–2025)

결과를 모른 채, 그때 보였던 데이터만으로 합리적으로 투자하기

서론
이 글은 2015년 당시 공개된 뉴스와 데이터만을 근거로, 미래를 모른 채 내가 세웠을 법한 포트폴리오를 복원합니다. 어렵고 복잡한 이론 대신, 그해 시장의 공기—연준의 첫 금리 인상, 유럽의 양적완화, 중국발 급락, 저유가, 그리고 나스닥을 이끌던 기술·소비 혁신—이 내 계좌를 어떻게 바꿨는지를 이야기처럼 풀었습니다. 핵심은 “정답 맞히기”가 아니라 지금 벌어지는 변화에 균형 있게 올라타고, 틀려도 크게 다치지 않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2015년으로 돌아가 봅니다.
출근 준비를 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은 늘 비슷했죠. “연준이 드디어 금리를 올릴지도 모른다.” “유럽은 돈을 더 푼다.” “중국 시장이 휘청였다.” 주가는 오르내리길 반복했고, 기름값은 주유소 간판에서 눈으로 확인될 만큼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휴대폰 화면 속 세상은 더 빨라졌어요.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 아마존에서 클릭 한 번으로 물건을 시키고, 사진과 파일은 어느새 ‘클라우드’라는 보이지 않는 창고에 들어갔죠.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미래를 모른다고 해서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아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변화에 걸자.”


그때 내 코끝에 닿던 공기

미국은 12월에 2006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을 했죠. “이제 진짜 정상화가 시작되는구나.” 반대로 유럽과 일본은 양적완화를 더 키웠고, 달러는 강해졌습니다. 기름값은 30달러대로 미끄러졌고, 중국은 여름에 위안화를 내리고 증시가 무너졌습니다.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불확실성”을 입에 올렸어요.

그런데 시장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도 보였습니다. 연말 성적표에서 S&P500은 거의 제자리였지만, 나스닥만은 확실히 플러스였거든요. 인터넷·클라우드·반도체·전기차—이 네 단어가 2015년 내내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아마존은 “이익”이라는 단어를 처음 진지하게 꺼냈고, 넷플릭스는 스트리밍을 대중의 습관으로 만들었죠. 엔비디아는 게임용 칩을 팔면서도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이라는 생소한 문장을 슬쩍 꿰어 넣었고, 테슬라는 집 벽에 붙이는 배터리와 날개문이 달린 SUV를 들고나왔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 이미 튀어나오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나는 계좌를 이렇게 나눴다

먼저 중심을 미국에 뒀습니다. 연준이 정상화로 방향을 틀었고, 달러가 강해지는 환경에서 굳이 환율 리스크를 크게 지고 싶지 않았거든요. 다만 “미국 전체”만 사두고 잊기엔 눈앞의 변화가 너무 분명했어요. 그래서 저는 코어를 단단히 깔고, 그 위에 혁신의 위성을 돌리는 구조로 갔습니다.

  • 코어는 두 축.
    하나는 VOO 같은 광범위 미국 시장 ETF. “미국 경제의 뼈대”에 묻어갑니다.
    다른 하나는 QQQ. 2015년 유일하게 상승한 나스닥을 반영한, 대형 기술의 엔진이죠.

  • 혁신 위성은 세 갈래.
    SOXX로 반도체에 한 축을, FDN으로 인터넷/플랫폼에 한 축을, 그리고 **TSLA(또는 ARKQ)**로 전기화·자율주행에 한 축을 뒀습니다. “정답은 몰라도, 셋 중 하나는 반드시 맞는다”는 마음으로요.

  • 생활의 반사이익도 담았습니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남는 돈이 생깁니다. 저는 그 돈이 **소비재(XLY)**와 **헬스케어(XLV)**로 흘러갈 거라 봤습니다. 우리가 실제로 더 자주 쓰게 된 서비스와 제품들 말이죠.

  • 균형추도 챙겼습니다.
    금리가 아주 천천히라도 오른다면 **가치주(VTV)**의 시간이 올 수 있으니까, 비중을 조금 두고 버팀목 역할을 맡겼습니다.

  • 마지막으로 현금(또는 단기채) 10%.
    8월의 중국발 급락처럼 “별 이유 없이 너무 빠질 때” 담대하게 코어를 조금 더 사기 위한 탄약이었습니다. ETF가 일시적으로 제값을 못 받는 날(그해 8월엔 실제로 그랬죠)엔, 오히려 큰 ETF만 골라 천천히 사자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숫자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QQQ 20%, SOXX 10%, FDN 10%, TSLA/ARKQ 10%, VOO 10%, XLY 7.5%, XLV 7.5%, VTV 10%, 현금·단기채 10%, 그리고 유럽은 통화헤지형 ETF를 5%만—유럽이 돈을 더 푸는 건 호재지만, 그 혜택이 통화 약세로 날아가지 않게 최소한의 장치를 단 거죠.

그리고 아예 빼버린 것도 있습니다. 신흥국과 에너지. 위안화 절하와 중국 급락, 원자재 침체는 2015년의 현실이었고, “지금 당장은 안 한다”가 제 답이었습니다. 나중에 추세가 살아나는 신호가 선명해지면 그때 다시 보자고요.


리밸런싱은 규칙으로, 욕심은 바깥으로

운용 규칙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연말에 한 번, 비중이 5%포인트 이상 틀어지면 원래 자리로 돌려놓기. 중간에는 가급적 손을 대지 않기. 장이 크게 흔들린 주간—2015년 8월 같은 때—에만 현금 3~5%를 코어(VOO·QQQ) 로 천천히 투입하기. 위성은 가급적 그대로 두고, 중심만 더 단단히.

이렇게 정해두면, 화면이 시끄러운 날에도 마음이 덜 흔들립니다. “어차피 내 리모컨은 연말에 한 번, 그리고 급락 때만 눌린다.” 투자는 결국 규율이거든요.


왜 이게 ‘그때’에도 합리적이었나

첫째, 정책의 방향이 분명했습니다. 미국은 정상화, 유럽과 일본은 부양. 달러 강세의 논리와 미국 코어의 필요성이 동시에 설득력을 가졌죠. 둘째, 가격이 말해준 것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유가는 낮았고, 나스닥은 플러스였어요. 기술과 소비의 무게 중심이 이미 시장 안쪽으로 들어와 있었습니다. 셋째, 리스크의 얼굴도 선명했습니다. 중국과 원자재. 이건 “지금 당장은 피하자”가 안전했고, 그 판단은 2015년 헤드라인만 봐도 충분히 합리적이었습니다. 넷째, 투자 도구의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ETF로 돈이 몰렸고, 그해 한 번 드러난 단점(특정 날의 괴리)까지 감안해 대형·유동성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게 맞았죠.

핵심은 이겁니다. 미래를 맞추려 하지 말자. 대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정책의 비대칭, 달러의 방향, 기술과 소비의 습관화—에 포지션을 맞추고, 틀릴 때 크게 다치지 않게 설계하자. 그래서 저는 코어를 미국에, 엔진을 기술에, 안전핀을 현금과 가치에 달았습니다.


2015년의 나에게 보내는 짧은 메모

“오늘도 뉴스는 겁을 줄 거야.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시간을 보내는 곳을 보자. 화면 속에서, 배송 상자에서, 배터리와 칩에서 새로운 일상이 이미 자라고 있어. 코어는 지키고, 혁신엔 참여하되, 현금은 남겨둬. 연말에 한 번 리모컨을 눌러.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투자야.”

이게, 2015년의 공기와 기사와 숫자만 보고도 도달할 수 있었던 결론이었습니다.


리밸런싱, 실제로 이렇게 작동했다 (2017·2020·2022)

아래 두 그래프는 리밸런싱 시점(매년 12월 말, 회색 점선) 이 표시된 자료입니다.
첫 번째는 모든 종목 가격 정규화, 두 번째는 포트폴리오 누적 가치(자산별 기여), 세 번째는 포트폴리오 vs QQQ/VOO 비교입니다.

차트 1 — 모든 종목 가격 정규화 (2015-01=1)

normalized_prices_tsla_rebalanced.png

차트 2 — 누적 포트폴리오 가치 분해 (자산별 기여)

stacked_portfolio_value_tsla_rebalanced.png

차트 3 — 포트폴리오 vs QQQ vs SPY(VOO)

portfolio_vs_spy_qqq.png


📍 리밸런싱 예시 1 — 2017년 12월

  • 상황: 2017년에는 기술 랠리. 연간 수익률 기준 TSLA +45.7%, SOXX +39.8%, **QQQ +32.7%**로 목표 비중을 초과.
  • 그래프 힌트: 차트 2에서 2017년 마지막 점선 앞, TSLA·SOXX·QQQ 면적이 상대적으로 두꺼워짐.
  • 조치: 매도 — TSLA 2.17%p, QQQ 1.34%p, SOXX 1.49%p / 매수 — VTV 1.12%p, XLV 0.44%p, XLY 0.35%p, 현금 3.09%p.
  • 이유(전략 적용):혁신을 추구하되, 한 종목에 치우치지 않는다.” 과열 종목에서 차익을 확보해 가치·헬스케어·현금을 늘리고 2018년 변동성에 대비.

📍 리밸런싱 예시 2 — 2020년 12월

  • 상황: 2020년 전기차 붐. **TSLA +743%**로 비중이 **42%**까지 급등(편중 리스크), SOXX +52.7%, QQQ +48.4%.
  • 그래프 힌트: 차트 2에서 2020년 마지막 점선 직전, TSLA 영역이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까이 확대.
  • 조치: 대규모 매도 — TSLA 121.13%p(목표 10%로 복원) / 광범위 매수 — VTV 18.34%p, XLV 12.21%p, XLY 9.91%p, QQQ 19.35%p, SOXX 8.86%p, FDN 8.89%p, VOO·HEDJ·DBEF·현금 등.
  • 이유(전략 적용):폭발적 상승의 과실은 확보하고, 위험은 분산한다.” 성과를 잠그고 다양한 자산으로 재배치해 구조적 편중을 해소.

📍 리밸런싱 예시 3 — 2022년 12월

  • 상황: 긴축·인플레이션 충격. TSLA −65.0%, SOXX −35.1%, **QQQ −32.6%**로 혁신 비중 급감.
  • 그래프 힌트: 차트 2에서 2022년 마지막 점선 앞, TSLA·SOXX 면적이 눈에 띄게 얇아짐.
  • 조치: 저가 매수 — TSLA +18.35%p, FDN +9.10%p, QQQ +5.90%p, SOXX +4.14%p / 축소 — VTV −11.52%p, XLV −8.64%p, VOO −3.89%p, 현금 −12.51%p.
  • 이유(전략 적용):하락장에선 혁신을 싸게 사라.” 상승기에 늘려둔 방어·현금을 되돌려 혁신 재편입 → 2023년 반등 참여.

결론 한 줄

상승기엔 과열을 덜어 분산·방어를 키우고, 하락기엔 현금·방어를 줄여 혁신을 다시 산다.
이 규율 덕분에 10년간 포트폴리오는 QQQ·SPY 대비 우월한 성과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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